언론보도

[경남신문] 위암 가족력 있을땐 1년마다 위 내시경 받아야

위암 가족력 있을땐 1년마다 위 내시경 받아야

 

진료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 중의 하나는 "얼마 전 내시경을 받았는데 위염만 조금 있고,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다", "위염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 등 위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소화기내과 의사로서 참 설명하기 힘든 분야가 위염이다. 우스갯소리로 위내시경 검사 후 정상이라고 말하기가 곤란해 위염이 조금 있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위염의 경우 대개 스트레스, 약물이나 화학약품이 원인이 돼 위장 내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발생하므로 원인을 추정할 수 있고 해당 원인이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반면 만성위염은 긴 시간의 변화에 의해 발생해 단순한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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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암.

 

▲위염의 진단과 분류= 내시경으로 관찰되는 위염은 의사마다 많은 차이가 있고 실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이 때문에 위염이라는 진단은 다소 애매한 진단인 경우가 많다. 위염의 진단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위암과 관련된 병변을 찾아내 조기위암과 구별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겠다.

 

1947년 급성과 만성위염을 분류하고, 만성위염의 경우 만성표층성위염과 만성위축성위염 등으로 최초로 분류하기 시작한 이후 여러 연구에 의해 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등의 여러 개념이 추가됐다. 이러한 학문적 발전을 초대로 병리학적, 내시경적 소견을 모두 반영하는 1990년 시드니 분류가 제정됐다. 위염은 하나의 검사방법으로 진단되지 않으며, 조직검사에 의한 병리적 접근과 내시경을 이용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에 있어 매우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고 또한 세세한 구분이 실제 임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회의적이다. 결국 위염의 진단은 위암의 위험성을 가지는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을 구별하는 것이 주목적이 되겠다.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 위축성 위염은 내시경 검사 시 공기를 넣어 위 주름을 펴고 확장했을 때 점막층이 얇아져 점막하 혈관이 보이게 되는 특성을 가진다. 위축성 위염은 크게 자가면역성 원인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의한 위염으로 구분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자가면역성 원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의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유전적 요인, 고령, 위부분절제술, 담배, 과도한 음주, 소금에 절인 음식, 비타민C 부족, 색소가 부족한 채소(무, 양파, 양배추), 고탄수화물 섭취 등의 음식 요인이 알려져 있다.

 

위축성 위염의 대표적 진단 방법은 조직검사 방법이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 진단만을 위한 조직검사 방법은 시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으로 비록 정확성을 떨어지지만 내시경을 이용한 육안 소견에 기초해 위축성 위염의 유무를 평가하게 된다.

 

화생성 위염은 장상피화생으로 유발되는 위염이다. 장상피화생은 위축성 위염의 과정에서 위축된 위 점막이 대장의 상피세포와 유사한 장상피로 치환돼 백색조의 작은 육기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위염 그리고 위암=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그리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등의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위암으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은 위 점막 만성 위염을 일으키고 이어서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이형성을 거쳐 결국 위암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위암의 발생 과정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1994년 WHO에서 1급 발암 물질로 선정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대부분의 위암은 장형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동유럽, 중부와 남부 아프리카에서 많이 발생하며, 발생률은 지역에 따라 1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지역 하이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그중 동아시아형 cagA 독성인자가 있는 균주가 위암에 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위암의 발생률이 높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진단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95%가 동아시아 cagA 보유균임이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위암의 연간 발생률이 위축성 위염에서 0.1%, 화생성 위염의 경우 0.25%, 저도 이형성은 0.6%, 고도 이형성에서는 6%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위축성 위염의 유병률은 30% 정도이며 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1% 정도라고 추정된다.

 

따라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제균해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을 완화시켜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겠다.

 

그러나 국내의 보험 기준에 의하면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의 경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 치료가 발생률이 낮은 유럽과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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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내시경적점막하절제술.

 

우리와 같이 발생률이 높은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모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됐으며, 제균 치료를 통해 감염자에게는 위암의 위험성을, 주변 비감염자들에게는 전염 기회를 줄여줌으로써 20~30년 후에는 서구 선진국의 위암 유병률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률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소아까지 포함한 모든 연령대의 일본 국민을 치료해 전 감염원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암연구소에 의하면 인구 10만명당 위암 발생률은 한국인이 가장 높고, 일본과 중국이 그 뒤를 따른다. 발생률이 낮은 지역의 기준과 연구 결과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며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 가까운 장래에 국내에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치료의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만성위염은 여어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되며 진단 및 분류에 있어서도 모호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비용과 편의성을 이유로 내시경적 소견을 통해 위염을 분류하게 되나 조직검사와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러나 내시경의 기술적 발전으로 위염 진단의 정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염의 진단은 결국 위암과의 관련성이 있는 위축성 위염과 화생성 위염(장상피화생)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위축성 위염, 화생성 위염, 이형성을 거쳐 위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진행을 예방하는 데에 여러 연구 결과가 상충되고 있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화생성 위염 환자 중 고위험군, 즉 범위가 넓고 조직학적으로 불완전형 장상피 화생,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사람은 1년 간격으로 검사를 권유하고, 그 외의 경우는 2년 간격으로 내시경을 권유할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화생성 위염보다 위암 발생률이 낮은 위축성 위염의 경우, 위축된 부위가 넓은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서는 1년 간격으로 내시경을 받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이주용 과장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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